교보문고 퍼플 PubPle 서비스 사용기 (2) eBook/출판

(서설이 길었다. 나름 무척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보니 -ㅅ-;; 너무 비장하게 글을 시작한 느낌도;;)

여기서는 내가 아이패드용 교보문고 ebook 앱을 통해 볼 수 있는 전자책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묘사하고자 한다. 컨텐츠는 예전에 내가 번역을 해두었던 사하라시아에 대한 글을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서 ① 이미지를 첨부하면 잘 표현하는지, ② 각종 서식(볼드 및 언더라인, 그리고 첨자, 각주 등)들을 잘 구현하는지를 확인하였다.



1. 판매자 등록하기

교보문고에 판매자 등록을 먼저 해야 한다. 등록을 하지 않아도 ebook은 편집해서 올릴 수 있지만, 그럼 뭘하나, 팔지를 못하는데. 주민등록증 스캔본과 판매대금을 입금받을 은행계좌의 통장 스캔본을 요구한다. 은행계좌의 경우, 요새는 은행 홈페이지에서 이미지 파일 형식으로 통장계좌가 누구 명의로 개설되어 있는지를 증명하는 증명서(?) 같은 걸 바로 내어주니 통장이 없는 전자통장을 갖고 있거나 자신의 통장이 부끄러운 사람은 참고할 것.

각종 개인정보와 신분증, 통장사본을 첨부하여 등록을 하면 교보문고에서 검토 후에 반려를 하거나 등록을 하고 메일로 그 결과를 알려준다.



2. ebook(ePUB) 편집하기

가장 기대(및 불안)했던 부분이다. 과연 중간에 다운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편집기 메인 화면

편집기 툴바에 보이는 기능들은 거의 다 잘 작동하였다. 나의 경우, 원래 있던 PDF 파일에서 내용을 붙여넣는 식으로 만들었는데, 붙여넣기(CTRL+V)를 할 때 ePUB 포맷에서 지원하지 않는 요소들이 포함되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텍스트 모드로 전환되는 부분은 좋은 방법인 거 같다. 이미지 첨부도 잘 된다.

하지만 각주 처리는 되지 않았다. 짧은 경험으로는 원래 ePUB 포맷이 각주를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신에 미주 처리를 해놓고 링크를 걸 수는 있는데 교보 ePUB 편집기는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주석을 달아 놓을 수 없다는 건 상당한 제약이 될 수 밖에 없다. (위의 이미지를 자세히 보면 저기서는 각주 처리가 되지 않아 꼼수로 마지막 문단에 작은 글자크기로 주석을 따로 달았다)

ePUB 포맷에서 표를 넣을 수 있기는 한 거 같은데 제대로 구현된 것을 보지 못해서 표도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넣었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딱 한번 다운이 된 적이 있었다
(편집기가 자동저장을 자주 하는 편이라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3. 등록하기

편집이 끝나면, 전자기기용 ePUB 파일과 종이책 인쇄용 PDF를 따로 업로드해야 한다. 그냥 ePUB 파일 하나로만 하면 종이책도 자동으로 찍어주면 얼마나 좋으랴만은, 이것은 아마존 CS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CS에서는 좀 더 편리하게 MS워드용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다.

왠지 그럴 거 같더라만은, 역시 종이책 인쇄(POD)는 아직 제공하지 않는다. 이렇게 일단 언론 플레이(?)로 질러 놓고 보는 게 우리나라의 문제다 -ㅅ-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하겠다고는 하지만 교보에서 아이패드 앱을 '빠른 시일 내에' 올리겠다고 해놓고 실제로 올릴 때까지 걸렸던 시간을 생각해 보면 결코 낙관할 수가 없다.

등록을 하고 나면 다시 교보문고측에서 심사에 들어간다. 심사에 통과하면 교보에서 판매가 가능해지는 것.

물론 저는 무료로 올렸습니다



4. 교보 ebook 아이패드 앱으로 다운받기

먼저 교보 ebook 앱이 어떻게 생겨먹었는가를 함께 감상해 보자.

정말 심플 그 자체
(아래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그냥 무료도서 중 아무거나 받아본 것임;;)

환경설정의 '로그인 설정'에서 자신의 교보문고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교보 홈페이지에서 구입한 도서들을 앱에서 다운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외에는 아무런 기능이 없다. 여기서 바로 교보문고 홈페이지로 들어가 도서를 구입할 수 있다면 무척 편리하겠지만 이미 애플이 예전에 킨들에 그런 기능이 있는 걸 없애게 만들었다. 자기네들 매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하여튼 이것들이 돈맛을 보니까...)

여기서 잠깐 킨들 앱과 화면을 비교해 보자.

보시다시피, SNS로 인상적인 구절을 공유하는 기능이나, 많은 사람들이 밑줄 쳐놓은 부분을 볼 수 있는 기능, 책을 읽다가 적어놓은 노트를 백업하는 기능 등이 있다. 대단한 기능들은 아니지만 모두가 입 모아 소셜 타령하는 이 시대에 이 정도 기능은 있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어쨌든 앱 메뉴에서 '구매목록'을 탭하면 자신이 구입한 도서들이 뜨고, 거기에서 ePUB 또는 PDF 버전을 골라 다운받을 수 있다. PDF 버전은 따로 만들지 않았으므로 ePUB 버전을 받았다. 이제 '내 서재'를 보자.

아따 저거 뱀파이어 아카데미 계속 신경쓰이네

호오... 이 화면은 왠지 그럴싸해 보인다. 기대감, 갖고 있을 동안 최대한 만끽하자. 곧 무너져 내린다.



5. 이제 책을 읽어보자

표지를 넘기고 나면 책소개가 나온다.

여기까진 산뜻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래첨자가 들어간 줄과 그렇지 않은 줄의 간격에 차이가 있어 깔끔하지 못하다. 사소한 문제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원래 이렇게 사소한 거에 집착해야 스티브 잡스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어정쩡한 각주 처리이긴 하나, 얼핏 보면 그럴싸하다
(한자 폰트도 깨지지 않고 잘 나온다)

뭐, 표도 (이미지로 때려 넣었으니) 잘 나온다

다른 이미지도 잘 나온다

한편, 너무 긴 이미지가 있으면 잘려서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

이건 좀 길긴 하다;;

여기에서 킨들이나 아이북스에서는 이미지가 어떻게 나오는가 한번 보자. 과거에 calibre라는 프로그램으로 똑같은 문서를 ePUB 파일로 만들어 아이북스에서 돌려본 적이 있었다. (전자책에 대한 나의 이 놀라운 열정...)

아이북스에서는 이미지가 너무 클 경우, 일단 작게 표시한 다음, 이를 더블클릭하면 확대해서 볼 수 있게 한다.

더블클릭해서 이미지만 뜨게 한 다음,

이렇게 확대가 가능하다

킨들의 경우, MOBI 파일로 내가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이미지만 따로 보여준다거나 확대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이미지 보여주는 건 아이북스가 가장 괜찮고, 킨들이나 교보앱이나 비슷하다는 말씀.

만약에 세로보기를 하면 어떨까?

아예 이미지가 깨져서 나오지는 않아 안심

결론적으로, 약간 미려하지 못한 점이 있기는 하나 교보앱에서 전자책을 읽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6. 디테일

디테일, 꼼꼼함. 가카의 미덕 중 하나로, 오늘날 더욱 그 의미가 깊은 미덕이다. 얼마나 진짜 종이책을 읽는 느낌을 줄 것인가?

아이북스나 킨들 모두 종잇장을 넘기는 애니메이션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근데 역시 디테일 하면 아이북스다.

종잇장 뒷면에 비쳐보이는 모습까지 구현해 놓았다
(가카께서 훈장이라도 수여해야 할 듯)

킨들도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종잇장 넘기는 애니메이션을 구현해 놓았다.

교보앱은 어떠한가? 이런 기능은 전혀 없다. 손가락으로 넘기면 텍스트가 미끄러져 움직이는 게 보인다. 그렇다고 책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아이북스의 저런 모습을 보고 나면 이제 웬만한 것에는 만족을 못하게 되는 게 사람 심리...



7. 문제점

가장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문제점은, 일단 로딩이 너무 느리다는 것. 내용이 수십 배가 되는 킨들 책이나 아이북스 책보다도 로딩이 느리다. 이미지가 좀 많아서 그런걸까? 그래서 뱀파이어 아카데미;;;를 읽어보았다. 확실히 이건 로딩이 빠르다. 아무래도 내가 만든 전자책에 이미지가 많아서 그런 것인 듯. 그러니 이건 패스.

그 다음에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무런 하이라이트 기능도, 소셜 기능도 없다는 것. 누가 책 내용을 홀랑 벗겨갈까봐 share 기능이나 copy 기능이 없다는 건 백번 양보해서 이해를 해주겠다만은, 하이라이트나 노트 기능이 없다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 이는 빨리 보완이 필요하다. 물론 교보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넣겠다고 하겠지만.



8. 결론

① 교보 ebook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열람이 가능한 최초의 전자책 서비스이다. 일단 이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ePUB 포맷 편집기와 뷰어의 수준도 상당하다. 다만 위에서 열거한 주석 처리, 폰트 정렬, 하이라이트/노트 기능의 보완은 필요하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iBooks Author로 작업한 결과물을 찾아보았다. 나는 몹시 슬퍼졌다. 내 VMWare에서 iBooks author가 잘 돌아가기만 했다면 지금 이런 테스트도 안 했을 것이지만, VMWare에서 구현한 OSX에서는 3D 가속을 지원하지 않아 쓸 수가 없었다)

③ 어서 빨리 POD 서비스도 실시하라.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하지 말고 내일 당장 실시하라.

업계에서는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전자책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바 있다. 하지만 그래서 초기 진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서비스들이 초기에 시장을 선점해 놓으면 lock-in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iBooks Author를 일단 무료로 공개하여 (공개 포맷인 ePUB을 지원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놓은 다음 빼도 박도 못하게 되면 자기네들 전용 포맷으로 슬쩍 바꿔치기 해놓고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Author로 작업한 결과물을 애플을 통해서만 판매할 수 있게 처음에 EULA를 만들었다가 욕을 두 바가지 먹고는 수정하긴 했지만 완벽한 시장 장악을 노리는 애플의 음모는 계속될 터.

이런 상상을 하곤 했다. 지금 갑자기 아마존이 국내에 CS 서비스를 도입하고, 국내의 주요 저자들을 인세 60%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지금 CS 시스템이라면 인세 80%라도 가능하다) 싹 쓸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물론 국내의 시장이 그만한 파격 투자를 할 만큼 크진 않겠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출판유통업계 1위인 교보가 이만큼이나마 나와주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 출판 업계가 시기상조라고 계속 미루고 있다가 다시는 메인그룹에 끼지 못하게 되는 LG전자(스마트폰)의 불행한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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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여정 2012/05/21 01:40 # 답글

    잘봤습니다.이제막 이북에 맛을 들른차라.. 교보문고 PubPle도 궁금하던 차에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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