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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수학문제 풀이, 무의식적으로도 가능 translation potpourri

히브리대학의 심리학과에서 실시한 시험에 따르면 사람은 의식을 하지 않고서도 읽거나 수학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합니다.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에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식입니다.

어떻게 이를 실험했을까요? 연구진은 Continuous Flash Suppression(CFS)라는 최신 실험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한쪽 눈에는 빠른 속도로 변하는 이미지가 비춰지고, 다른쪽 눈에는 한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비춰지게 하는 기법이라고 해요. 이렇게 하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이미지가 의식을 장악하게 되고 다른쪽 눈에 보이는 이미지는 의식적으로 경험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그렇게 되는지는 저도 한번 경험을 해보고 싶네요.

연구진은 피실험군에게 무의식적으로 산수 문제를 보여주고(위의 CFS 기법으로) 컴퓨터 스크린에 뜬 숫자를 발음하게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스크린에 뜬 숫자가 무의식적으로 보여준 산수 문제의 답인 경우에는 대답하는 속도가 더 빨랐대요. 예를 들어서 무의식적으로 "9 - 5 - 1"을 보여주면 답이 아닌 숫자보다 답인 숫자(3)을 보여주었을 때 더 빨리 대답하더라는 겁니다.

읽기의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를 볼 수 있었다고 해요. 마찬가지로 CFS 기법으로 무의식적으로 문장을 보여주었을 때, 얼마나 오래 노출되었을 때 그것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부정적인 표현(예: 인신매매)이나 비상식적인 표현(예: 벤치가 얼룩말을 먹었다)이 등장했을 때 이를 인지하는 속도가 긍정적이고 상식적인 표현(예: 사자가 얼룩말을 먹었다)을 인지하는 속도보다 빨랐다고 합니다. 이 또한 무언가를 '읽는' 행위가 무의식적으로 일어남을 암시하는 대목이라는 거죠.

실험방식이나 결과에 대한 해석에는 이견의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런 부분을 비판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은 없지만요. 제게 흥미로운 것은 이 실험 결과가 과거 줄리언 제인스가 <의식의 기원>에서 주장한 것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줄리언 제인스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자세히 다루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만 일단은 제가 과거에 쓴 책 리뷰에서 다룬 걸(7번째 문단) 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고대의 인간에게 '의식'이 없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제인스는 먼저 <의식의 기원> 초반에 우리가 의식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논의를 전개합니다. 제게는 이 부분이 너무나도 흥미로웠습니다. 저에게 <의식의 기원>이란 책은 묘한 인연이 있는 책입니다. 한참 군 생활할 때 이 책을 원서로 읽고 있었는데 중대원 중 하나가 자살을 하는 바람에 중대장이었던 저도 헌병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 조사하느라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을 때 마침 소지하고 있던 것이 이 책 밖에 없어서 모기를 쫓으며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앞으로도 제인스의 주장에 대해서는 논쟁할 일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가 옳았을지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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