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브리핑에서 세계는 북핵보다는 이란의 핵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북한의 핵실험도 이란의 핵 문제와 연관되어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이런 논의는 미국의 우파 유대인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북한이 80년대부터 꾸준히 군사기술 협력을 계속 해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게다가 작년에는 과학기술 교류에 대한 MOU까지 체결했습니다. 여기에 서명한 인사들 중에는 이란의 원자력 에너지 기구와 국방장관도 포함(조선중앙통신 링크: 국내에서는 차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파 유대인들은 심지어 "북한이 이란을 대신하여 핵실험을 했다"는 주장까지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실험을 하면서 이란에게도 (대가를 요구하며) 참여를 권했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미국의 고위 관리도 그런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고요. 15일 UPI통신에서는 익명의 외교관계자를 인용하여 이란이 핵실험 참관을 위해 북한에게 수백만 달러를 중국 돈으로 주었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제프리 루이스 같은 전문가들은 "핵실험에 대한 직접적 협력의 증거는 없고, 알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보수파 유대인들의 시각이 주류를 이루는 <코멘터리>는 보다 강경한 주장을 합니다. 하메네이가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거부한 데 이어 IAEA와의 대화도 결렬된 상황에서, P5+1 회담도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말미에 북한을 두고 그러한 '전례'로 언급하는데, 이는 보수파 유대인들의 관심이 오직 이란에만 쏠려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과거 94년의 제네바 합의나 2000년의 올브라이트 협상이 어떻게 어그러졌는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면 이렇게 단언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편 지난 16일,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나, 만일 테헤란이 핵무기를 만들기로 의도한다면 어떠한 열강도 이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하메네이의 발언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헤이글 미 국방장관 지명자의 인준이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로 연기되었습니다. 국방장관의 인준이 의회에서 필리버스터로 연기된 것은 미 의회 역사상 최초라고 합니다. 이전에 레이건 때와 G.W.부시 시절에 유사한 일이 있기는 했지만 클로처로 60표 이상을 얻어 통과되었다고 해요. '지금 국가예산 강제감축(sequestration) 등으로 펜타곤에 긴급 현안이 산재해 있는데 설마 공화당이 그렇게까지야 하겠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공화당은 벵가지 사태 당시 오바마 정부가 했던 대응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헤이글과 브레넌의 인준이 지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결국 백악관 측에서는 사건 발생한 날 밤에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를 걸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 특히 이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오바마가 전화를 해서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더라면 대사관 직원들이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실상 의제가 헤이글의 이스라엘/이란에 대한 입장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치부를 드러내느냐 마느냐로 옮겨진 셈입니다.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닙니다만, 빈라덴 사살 작전 때는 온갖 기밀 정보를 유출시켜 언론 플레이를 하던 백악관이 오바마의 치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모습이 볼썽사납습니다.
그레이엄과 매케인 의원이 보다 자세한 정보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어 26일에 다시 열릴 인준안 처리가 어떻게 될 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일도 일어나버렸으니 함부로 예측을 하기가 어렵습니다만 결국 의제가 헤이글 본인이 아닌만큼 저는 여전히 헤이글이 국방장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오래 전부터 펜타곤에 드리우던 암운, 예산 강제감축(sequestration)이 조금씩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월말까지 양당이 어떠한 합의를 내리지 못하면 강제감축은 3월에 발효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양당의 입장 차이는 현저해서, 아무래도 정말로 강제감축이 실현될 지 모른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꽤 오랫동안 펜타곤의 반응을 지켜보았습니다. 강제감축에 대한 펜타곤의 대응은 부정과 분노, 공포를 거쳐서 지금은 흥정과 체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듯합니다. 미국의 육해공군 모두 이제 강제감축이 실제로 발효될 때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공포만 불러 일으키려고 했었죠.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제는 너무 지겨워서 빨리 강제감축이 발동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반면 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아직 사태 파악을 못한 건지 펜타곤 양반들이 몇 개월 전에 거쳤던 공포와 흥정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듯합니다.
강제감축이 미칠 여파는 사업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모든 사업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런데 3월에 당장 강제감축이 발효된다 하더라도 곧바로 공무원들이 대규모 실업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워싱턴은 아직까지도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모습입니다.
전화를 걸었는데도 줄곧 응답이 없는 상대를 기다리는 막막함. 지금 러시아에 대해 미국이 느끼고 있는 감정입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일본, 중국, 한국 등의 외무장관과 통화하여 북핵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금까지 존 케리에게 답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외교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아마도 중국이 미국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특히 러시아가 동의한 UN 결의안 발표 이후 리비아에 나토 공군력을 투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취재를 해보고 싶군요.


덧글
이기사만 하더라도 유대계 신문인 월드트리뷴의 주장을 보고 덥석 물은거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