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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외교안보 주간 브리핑 (3월 셋째주) military/politics

이번 브리핑은 간만에 알찬 내용으로 선보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다음주부터는 이만큼 알차기가 어려워질 거 같아요. 이제 본격적으로 제 책 쓰기게 돌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분간은 제 책 집필에 주력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해온 주간 브리핑을 그대로 놓아버리고 싶진 않습니다. 다소 부실해지더라도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번부터 어조를 바꿨습니다. 제가 매주 정리한 내용을 모아서 저희 잡지에도 싣는데 어조를 평어로 바꾸는 게 너무 귀찮아서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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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무엇으로 이번 3차 핵실험을 했는지 알아내고자 하는 노력은 결국 물거품이 되었다. 불활성 가스에 섞인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착해야 실험이 플루토늄으로 진행되었는지 아니면 농축우라늄으로 진행되었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2009년에도 그러한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고 이번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의 2006년 첫 실험에서는 플루토늄을 사용한 실험시 발생하는 제논 133을 실험 2주 후에 포착한 바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정보사 요원들은 직접 영변 핵 시설 주변의 흙과 물을 채취하여 분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3월 14일, 러시아 정부 관계자로부터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서도 플루토늄을 사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러시아의 전략로켓군 사령관 출신인 빅토르 예신 예비역 상장은 러시아 정부가 북한이 3차 핵실험시 사용한 장비가 플루토늄을 사용한 내폭형이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폭발력이 10~20kt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신 상장은 러시아 정부가 이 정보를 어떻게 입수하였는지 밝히지 않았다. 한 정보 분야 소식통은 해당 정보가 러시아의 해외정보국(SVR)에 의해 입수되었다고 말했다. 계측을 통한 정보가 아니라 인적정보(HUMINT)였음을 암시한다. 이 첩보가 사실이라면 북한의 핵실험 의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분석이 필요하다.

3월 13일부터 14일까지 북한의 웹사이트에 일제히 접속이 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15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미국과 한국이 사이버 공격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몇몇 웹사이트 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터넷망이 총체적으로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실상 북한에서 외부 인터넷과의 연결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단 하나 밖에 없다. 또한 북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수백 명 또는 많이 잡아야 천여 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이번 북한 인터넷 마비 사건은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이 우리가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음을 방증한다. 사이버전 수행에 있어서 IT 인프라는 인력만큼이나 중요한데 이번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의 네트워크 인프라는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브리핑에서 소개한, NYT 1면에 소개되어 화제가 됐던 미국 보안회사 Mandiant의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국영통신기업이 이례적으로 인민해방군 61398부대 본부에 고속 광케이블망을 설치해 주었다는 사실(보고서 16~17페이지 참조)을 알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 록히드마틴을 뚫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많아야 겨우 1000명 정도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나라에서 과연 얼마만큼이나 사이버전 전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3월 15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미사일방어(MD) 계획의 변경을 발표했다. 헤이글은 유럽에 대한 단계별 탄력적 접근전략(EPAA) 4단계를 취소하고 알래스카에 지상기반요격체(GBI) 14기를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PAA 4단계의 핵심은 폴란드에 배치된 SM-3 Block IIA 일부 또는 전부를 SM-3 Block IIB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Block IIB 개발이 완전히 중단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러시아가 특히 SM-3 Block IIB의 배치에 민감하게 반응했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이번 계획 변경을 러시아에 대한 유화적인 제스처라고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연구원 피터 브룩스 또한 이점을 지적하면서 "비참하게 실패한 러시아와의 '리셋(관계 개선)'을 위해 이란에 대한 미사일방어 계획을 밀쳐냈다"고 비판했다.

지상기반요격체의 추가 배치는 그리 대단한 소식은 아니다. 현재 알래스카에 배치된 30기를 44기로 늘린다는 것인데 사실 오바마 정권 이전의 계획이 그러했다. 오바마가 취임 이후 이를 줄였다가 다시 원래 계획대로 돌려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이전부터 이를 본래 계획대로 돌려놓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권으로부터 줄곧 들려왔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의 최근 미국 핵공격 위협 등과 맞물리면서 언론에는 대대적으로 '북한 위협 때문에' 미국 본토의 방어를 강화한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아마 김정은도 꽤나 만족스럽게 언론 보도를 읽고 있을 것이다.

한편 지상기반요격체를 포함한 지상기반 중간단계 방어(GMD)는 그 실효성이 크게 의심되고 있다. 작년 9월 발표된 미 국립연구위원회의 보고서는 중간단계 요격에는 기술적인 난제가 여전히 미결로 남아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나의 관련 기사 참조).

3월 15일은 시리아에서 대대적인 저항이 시작된지 만 2년이 되는 날이었다. 반정부 시위로 시작된 저항은 어느덧 7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백만 명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한 내전으로 이어졌다.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벌어진 시위는 이제 순니파 국가들과 시아파 국가들이 각축을 벌이는 대리전으로 비화했다.

시리아에 대한 EU의 무기 금수 조치(엠바고)를 해제하기 위한 프랑스와 영국의 노력은 실패했다. 반군 측은 줄곧 무기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EU는 반군이고 정부군이고를 막론하고 시리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상태인데 이 엠바고는 5월 30일까지 적용된다.

EU 국가 중에서는 영국과 프랑스가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에 적극적이다. 프랑스의 외무장관 로랑 파비우는 엠바고를 취소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프랑스와 영국은 독자적으로 반군에게 무기를 공급하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영국의 데이빗 캐머런 수상은 "[무기 공급을 통해] 시리아 반군이 강해져야 정치적인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은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공급에 프랑스만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무기 공급에 대해 "현재로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다른 EU 회원국들의 우려가 만만치 않았다. 이미 시리아에는 무기가 많이 공급되고 있으며 지원된 중화기 등이 결국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손아귀에 넘어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와 같다. 결국 15일의 정상회담에서는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번 주말 더블린에서 모여 다시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시리아에 이미 무기가 많이 공급되고 있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이미 사우디와 카타르는 요르단을 통해 반군에게 무장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란은 터키와 레바논, 이라크 등을 통해 꾸준히 시리아 정부군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 정보부대장인 아비브 코차비 소장은 3월 14일, 이란이 헤즈볼라와 함께 시리아에 5만여 명의 민병대를 양성했으며 그 규모를 1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라크의 경우는 무척 독특한 양상을 보이는데, 시아파가 주류인 정부측에서는 공식 채널을 통해 아사드 정권에게 지원을 하고 있고, 이라크 정부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순니파 소수세력들은 무장세력을 통해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알라위파(시아파의 소수 분파)가 정권 주류인 아사드의 시리아가 몰락하고 순니파(그리고 급진주의자들)가 주류인 반군이 승리하면 이라크의 판도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지금 종파 대립으로 폭탄 테러 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CIA가 이라크의 말리키 총리 직속의 대테러 부대의 훈련과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1980년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를 보면 미국과 독일 등의 머뭇거림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당시 사우디와 미국이 무자헤딘에게 지원한 무기들은 소련의 후퇴 이후 고스란히 오늘날의 탈레반들의 것이 되었다.

영국의 IISS는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리아의 전황이 반군에게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드가 이 추세를 뒤집을 수 있으리라 보기는 어렵다." 오래 전부터 많은 언론과 분석가들, 그리고 각국의 정보기관들이 아사드 측의 열세를 말했다. 그러나 전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IISS는 반군이 게릴라 전법을 버리고 도시 지역의 점령을 유지하려고 할 경우, 정부군이 반군을 전술적으로 패퇴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바샤르 알아사드가 이길 수 없더라도 반군은 여전히 패배할 수 있다."

시리아 반군에는 강력한 정치적/군사적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것이 IISS의 분석이다. IISS의 도비 닷지 수석 연구원은 아사드 정권이 몇 년 더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반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서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반군들끼리 서로 죽이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시리아 내전이 계속 이어질수록 중동 각지의 지하디스트들이 시리아로 모여들 것이다. 이 싸움은 결코 단시일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알누스라 같은 급진세력은 시리아령의 골란 고원을 장악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이곳을 점령하여 이스라엘과 요르단 침공을 위한 교두보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온라인에 공개된 한 비디오에서 반군 전사는 "이스라엘에 군사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대변인은 시리아가 '소말리아화'될 것을 우려했다. 근거 없는 우려는 아니다.

이스라엘 정보부대의 수장인 아비브 코차비 소장은 3월 14일에 있었던 안보 관련 컨퍼런스에서 이란 핵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제재로 고통을 받고 있으나 자국의 핵 개발로 대해 군사 공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핵무기를 개발하기로 결심하지는 않았다는 것.

이스라엘의 군부는 종종 정치권보다 더 차분한 입장을 보이곤 한다. 네타냐후가 워낙 강경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스라엘에서 개봉된 다큐멘터리 <The Gatekeepers>는 그런 의미에서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번 코차비 소장의 언급을 <Jerusalem Post>나 <Times of Israel>이 전하는 방식과 <The Daily Beast>가 전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점도 재미있다. 앞의 두 이스라엘 언론은 "이란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는 코차비 소장의 언급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적어도 코차비 소장은 이란 또한 '합리적 행위자'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분함을 우리나라 군부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까.

3월 15일, 드디어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의 세번째 정부가 연정 내각 구성에 합의했다. 이번 연정에는 극정통파 유대교인 정당이 빠져 있는데 이는 근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자 1977년 이후 세번째 있는 일이다. 네탸나후의 리쿠드 당은 전체 120석의 의회(크네셋)에서 겨우 31석을 차지했다.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한 라피드와 베넷과 협상을 해야 했고 이 둘 모두 극정통파 유대교인 정당의 연정 참여를 강하게 반대했다.

새로운 내각은 선거 전부터 줄곧 논란이 되어온 극정통파 유대교인들에 대한 병역 면제(나의 관련 기사 참조)와 지원금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연정의 주요 협상자였던 베넷이 강경한 유대 민족주의자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결성된 연정은 크네셋의 120석 중 68석만을 차지하고 있어 불안한 편이다. 이란에 대한 네타냐후의 강경책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의 국방장관은 정계 은퇴를 선언한 에후드 바락 다음으로 전 이스라엘방위군 참모총장 모세 야알론이 임명되었다.

가자 지구 전투에서 84%에 달하는 명중률을 보였다 하여 한동안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던 이스라엘의 C-RAM 체계 아이언돔에 대해 그 명중률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를 제기한 MIT의 시어도어 포스톨은 과거에 패트리어트에 대해서도 그 명중률이 터무니 없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했다.

가자 지구 전투 당시의 영성을 판독해 보면 대부분의 폭발은 그저 아이언돔 미사일의 자체 폭발에 불과하다고 한다. 만일 타겟을 제대로 요격했다면 폭발이 그렇게 원형이고 대칭적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들어 포스톨 교수는 아이언돔의 실제 명중률이 5~10%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정확한 자료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추산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스라엘방위군에서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리라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주 3월 20일,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중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란 문제와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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