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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포커스>, 러시아 관영매체의 변화 media/biz

오늘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아침에 보았던 중앙일보를 뒤적이다가 처음 보는 섹션이 섞여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러시아 포커스>라는 이름이었어요. 처음에는 광고지가 섞인 건가 싶었는데 기사를 보니 이것도 신문이 맞기는 하더군요. 자세히 보니 Russia Beyond The Headlines의 한국어판이었습니다.

러시아 포커스의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내용의 기사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푸틴과 박정희를 비교한 칼럼도 있고, 샤라포바에 버금간다고 하는 미녀 킥복서에 대한 기사도 있습니다. 오늘자에 실린 영암 박씨 러시아파 후손의 굴곡진 인생 드라마 같은 기사도 있고요 (특히 이 기사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리가 러시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관을 따라서 바라보면 이 신문이 러시아 정부에서 발행하는 거라는 걸 알아차리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포커스를 비롯하여 Russia Beyond The Headlines 계열의 매체들은 모두 러시아 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러시아 정부에서 나오는 매체라면 러시아의 소리와 RT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이번에 래리 킹이 자신의 쇼를 RT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언론들도 꽤 있죠. 미국의 소리(VOA)도 있고 미군 신문인 Stars & Stripes도 있고요. 이 두 곳은 사실 그 태생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 수준을 보여줍니다. Stars & Stripes를 예로 들어보면, 최근에는 주한미8군단에서 작성한 성폭행 관련 보고서를 입수하여 보도하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국방일보에서 어떤 수준의 기사들을 내는지 비교해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러시아도 우리에게는 언론 탄압 같은 것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나름대로 보다 '부드러운 프로파간다'를 추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 RT 같은 경우는 해외 취재를 상당히 잘하는 편이라 작년에 꾸준히 보곤 했습니다 (누가 러시아 아니랄까봐 나오는 리포터들이 모두 예쁜 것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이 결성한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부대의 존재도 RT에서 가장 심층적으로 다루었죠.

이제는 냉전 시대처럼 무조건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자국에 대한 일방적 선전이 통하지 않습니다. 사람들도 여기저기서 많이 듣는단 말이에요. 그럴수록 (비록 수단의 성격을 띠고 있더라도) 스스로에 대한 어느 정도의 비판도 감수할 수 있어야 보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 또한 그런 필요성을 잘 알고 있는 듯해요.

며칠 전 해외의 IT 전문 언론 IDG에서 일하는 기자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는 아직까지 냉전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을 했는데 오늘 러시아 포커스를 보면서 다시 떠올리니 좀 더 새로운 맛이 납니다. 언젠가는 북한의 다른 관영채널에서 보다 '자유화'된 보도들을 들을 수 있을까요? 일단은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어 자신감이 생겨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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